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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에게 듣는 '응답하라 1988', '쌍팔년도'엔 이웃사랑·우정 살아있었죠

옆집 숟가락 수까지 알던 친근함… 사라진 골목길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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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1988년은 '88 서울올림픽'이 열리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세계에 알린 원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랑스러운 1988년도는 '쌍팔년도'라고 불리며 촌스러움의 대명사로 통한다. 경제력의 팽창은 대중문화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압축 경제성장을 하는 동안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대중문화의 발전 속도는 경제 성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이것이 결국 현재 관점에서는 촌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쌍팔년도의 촌스러움을 떨쳐 내버리고 싶은 기억으로 여기는 이들은 없는 듯 하다. 쌍팔년도는 이제 오히려 '향수'에 가깝다.

6일 첫 방송되는 tvN의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바로 그 쌍팔년도 소시민들의 이야기와 정서를 담았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응답 시리즈'의 배경은 왜 1988년일까? 신원호 피디는 첫 방송을 앞두고 5일 열린 간담회에서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이 모두 세련됐는데 촌스러운 드라마 하나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족·이웃·우정을 담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고 가족애·이웃사랑·우정이 아직 살아있던 때가 바로 1988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999년이라든가 2002년도는 따뜻한 배경에 잘 어울리는 시대는 아니었다"며 "이미 당시에는 아파트가 주 거주 공간이 됐고 이웃·가족의 정에 대한 결핍이 이야기되던 때였다"고 덧붙였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까닭에 1988년의 시대상과 이슈를 그리는 방식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역사'에 방점이 찍힌 드라마는 아니기 때문에 응답하라 1988은 사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평균적인 사람들이 겪는 정도의 시대상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신 피디는 "드라마에 커다랗고 진지한 소재가 들어오게 되면 정체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응답하라 1994'에서 삼풍백화점 사건, 김일성 사망 등을 다뤘던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많이 사라진 골목길에 대한 아쉬움도 드라마의 정서를 지배한다"며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아는 친밀함같은 것들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충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시대를 반영하는 소품들이었다. 응답하라 1988 역시 1988년의 기억을 끄집어낼 소품들도 가득하다. 그러나 이를 고증하고 구현하는 데는 역시 어려움이 따랐다. 응답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도 응답하라 1988에 당연히 등장한다. 신 피디는 "로맨스와 첫사랑 코드는 늘 유효한 코드"라며 "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1988은 쌍문동 어느 골목의 다섯 가족을 이야기를 다루는데 주축은 동일이네 가족과 성균이네 가족이다. 반지하에 사는 동일(성동일)의 가족은(이일화(이일화)·성보라(류혜영)·성덕선(혜리)·성노을(최성원))은 1988년 대표 서민가족으로,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된 성균(김성균)의 가족(라미란(라미란)·김정봉(안재홍)·김정환(류준열))은 어색한 졸부 행세를 하며 웃음을 줄 예정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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