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맞서 지도부 피켓시위와 1,000만 대국민 성명 등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새정연은 그간 역사교과서를 친일교과서, 독재교과서로 규정하고 반대해왔지만 친일미화에 더 무게를 두고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만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과 함께 교과서 국정화 반대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친일 교과서라는 프레임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 유신체제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하다가 총선을 앞두고 보수 유권자 결집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국민적 반감이 한곳으로 모일 수 있는 ‘친일’ 프레임을 더 앞에 둔다는 방침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 집결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유기홍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주군 중위 시절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며 쓴 것으로 알려진 혈서를 언급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아버지를 향해 “친일 내력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국정교과서 저지 특위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새정연 의원도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국정 초등학교 사회교과서를 언급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이 담겼다고 비판했다. 새정연이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교과서 국정화를 비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새정연은 여론을 살펴가며 촛불집회 등 대규모 장외투쟁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천 당 정책위의장은 “국정교과서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가 찬성 44%, 반대 48%로 한 달 만에 여론이 뒤집혔다”며 “우리당은 시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막아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정책위의장은 “(국정교과서 집필을 맡을) 국사편찬위원회 조직 예산을 원점에서 재설정하겠다”며 “국정화 관련 예산은 협조하지 않겠다”고 2016년 예산안과 연계한 투쟁 가능성도 내비쳤다./박형윤기자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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