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거래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 주요 권역에서 대형 오피스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량 매물들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반면 가격 대비 리스크가 높은 매물들은 거래를 종결짓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씨티센터타워(옛 쌍용양회 빌딩)’ ‘시그니처타워’ 등 새로운 오피스 매물들도 곧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어서 오피스 거래시장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센터타워’, ‘시그니처타워’도 매물로 나온다=5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AEW캐피털은 중구에 위치한 씨티센터의 매각자문사로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JLL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AEW는 지난해 3월 약 2,025억원(3.3㎡당 1,830만원)에 씨티센터를 매입했다. 매입 당시 공실률이 약 25%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공실이 거의 없다. 시장에서는 3.3㎡당 2,200만~2,300만원선에서 매매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아센다스가 보유하고 있는 시그니처타워 매각도 임박했다. 종로구에 위치한 시그니처타워는 총매각가가 7,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센터와 시그니처타워 외에도 올 하반기에는 우량 오피스들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 안젤로고든은 다음달 중순 중구 메트로타워와 상암동 디지털드림타워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인 에이알에이(ARA)가 내놓은 ING센터와 CJ제일제당센터 등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각가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빌딩도 곧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한다.
◇거래시장 양극화 더 심해질 듯=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오피스 매물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오피스 거래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오피스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단기간에 거래를 종결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거래를 끝내지 못하고 시간을 끌거나 수차례 우협이 교체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삼성SRA자산운용이 매물로 내놓은 삼성파이낸스빌딩·HSBC빌딩·프라임타워 등 3개 빌딩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수자인 페블스톤이 잔금 지급을 완료했다.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3개월 만에 거래를 끝냈다. 공실률은 다소 높지만 가격이 낮은 건물을 선호하는 외국계 투자가를 유치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한 광화문 센터포인트의 경우에도 지난달 29일 매수자인 코람코자산신탁이 잔금을 지급하며 거래가 종결됐다. 7월 초 우협으로 선정된 후 약 3개월 만이다. 김앤장이라는 우량 임차인을 확보해 국내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반면 3월 우협이 선정된 여의도 HP빌딩은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거래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한 알파빌딩, 하나은행 별관 등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기존에 나온 매물들이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매물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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