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민들로부터 매년 9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수탈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인권 시민단체 ‘열린북한’은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강제노동실태 보고서 ‘거대한 노예노동 국가, 북한’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북한 국가 노동조직인 돌격대 출신 4명 등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1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이들이 엄청난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일반 직장은 근로자들에게 인건비를 주는 대신 근로자들의 보직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상당 금액의 현금을 매달 수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현금수탈 행위는 일반 가정부나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일어난다.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정기적으로 ‘경제 과제’를 하달해 퇴비와 폐지 등 현물을 거둬가고 현물이 없을 때는 현금을 수탈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 당국이 매년 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금액(가구당 생활비의 20%를 수탈한다고 가정할 경우)은 9억1,500만달러(약 1조185억원)에 이른다.
보고서는 또 북한 주민들이 ‘현대판 노예제도’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돌격대는 대략 10년의 복무 기간 군대와 유사한 조직생활을 하며 국가 건설사업에 동원되고 인건비(임금)는 거의 없는 기이한 형태의 노동착취 조직”이라며 “북한의 중학교 졸업생 중 출신 성분과 신체조건이 가장 떨어지는 학생들이 거의 강제적으로 복무한다”고 설명했다.
한 돌격대 출신 탈북자는 “아침 5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일을 하며 각종 전투가 있으면 (밤) 12시까지 했다. 야간작업이 없을 때는 각종 행사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끼 식사로 강냉이밥 한 그릇(150g)과 국, 반찬 한 두 가지만 주어져 늘 굶주림에 시달렸고 월급은 국수 몇 그릇을 사서 먹을 정도라고 증언했다. 또 구타와 안전사고도 자주 일어난다고 전했다.
돌격대는 철길과 도로, 발전소, 아파트 등 북한의 국가 및 지방 건설사업 대부분에 동원되며 규모는 4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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