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관광자원을 집약한 ‘핵심 관광지’를 선정해 개발한다.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생겨났던 지역 관광지를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산림청 등 범정부적으로 추진된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회의실에서 관광업계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러한 국내 관광 발전 방안을 밝혔다. 이른바 ‘핵심 관광지’ 사업이 ‘조윤선표’ 첫 작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장관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맞아 10월 첫날 새벽 외국인 관광객 환영행사 참석차 인천공항을 방문했고 함께 참석한 관광 관련 기관·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1일 0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의 ‘0시 간담회’에서 조윤선 장관은 “과거처럼 숙박시설을 만들고 길을 깔거나 해서 관광지를 만드는 것은 이제 어렵다”고 전제한 후 “역사적 자산과 도시관광 등을 평가해 선정한 후 제대로 된 것은 집중적으로 리소스(자원)를 몰아서 밀어주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인적자산을 묶어 패키지로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며 “올해 몇 군데를 선정한 후 내년 이후 확대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행자부와 국토부·해수부·산림청·중소기업청 등의 사업과도 연계할 계획”이라며 이런 핵심 관광지의 선정에는 “해당 지자체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핵심 관광지’를 선정하고 이의 성공사례를 확산해 국내 관광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조 장관은 “문체부는 이제 ‘산업 부처’라는 생각으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1960~1970년대 경제기획원이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면 2010년대에는 문체부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장관으로 취임(9월 5일)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고 현장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국내 경제의 저성장과 내수부진을 최단기간에 해소하는 방법은 관광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관광을 ‘관광’에만 얽매이지 않고 루틴(일상적인 일이나 행동)에서 벗어나 넓게 생각하려 한다”고 관광의 외연 확장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 장관을 비롯해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홍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이광수 인천국제공항공사 본부장, 마원 대한항공 전무, 조규영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이 참석했고 한국방문의 해 미소국가대표 이금석·최지원씨도 배석했다.
간담회 자리에서는 업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 회장은 지방과 지방, 관광지와 관광지를 잇는 ‘셔틀버스’를 제안했다. 그는 “국내 관광의 축은 전세버스인데 음주·가무 등 부정적인 인식이 있고 이에 따라 개선되지 않는 교통이 지역관광을 어렵게 한다”며 “지역관광지나 축제를 연계하는 상품을 만들어 이용객의 편의를 높이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회 자체의 예산으로 광역시부터 시작해 내년 1월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인천공항 이용객은 올해 5,700만명을 예상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670만명이 늘어난 것”이라며 “특히 스톱오버(환승객) 대상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환승객들이 짧게는 3시간에서 9시간, 더 나아가 1박 하는 단기 쇼핑·관광 코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 전무는 “오는 12월 인도 뉴델리를 신규취항하고 이를 계기로 인도인의 한국 방문을 늘리려고 한다”며 “인도의 드라마나 영화 제작자를 초청해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한국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연결해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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