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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장에 이기흥(61)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당선됐다. 체육단체 통합과정에서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그는 통합 체육회를 이끌 수장에 뽑히며 극적 반전을 이뤘다.
이 후보는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0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892표 가운데 294표를 얻어 당선됐다. 수영연맹 비리로 체육회 수석부회장에서 지난 3월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던 그는 6개월 만에 화려하게 컴백한 셈이다.
5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장호성(61) 단국대 총장은 213표, 전병관(61) 경희대 교수는 189표, 이에리사(62) 전 국회의원은 171표를 획득했다. 장정수(65)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은 25표에 그쳤다. 체육회 대의원 등 총 1,405명의 선거인단 중 63.49%가 투표에 참여했다.
체육계는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특히 관심이 컸다. 엘리트 체육 부문의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의 국민생활체육회가 지난 3월 통합한 이후 첫 회장을 뽑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올해 예산 총액이 4,149억원에 이르는 통합 체육회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이끌게 됐다.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
이 당선인은 ‘재정자립을 통한 자율성 확보’를 우선 과제로 거론했다. 올 초 체육단체 통합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터라 이 당선자가 첫 과제로 내세운 문체부로부터의 자율성 확보는 더 의미심장하다. 수영연맹의 비리가 부각되면서 관리단체로 지정된 것도 이 당선인과 문체부의 충돌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돌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통합을 두고) 총론에선 같은 의견을 냈다. 다만 방법과 절차에서 의견이 달랐다”며 “이견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조화로운 관계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정부와의 관계 개선은 이 당선인의 중대한 과제가 된 셈이다. 그는 2012년부터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장도 맡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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