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로 결정한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른바 ‘브렉시트’는 “조용한 혁명”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메이 총리는 5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 폐막 연설에서 “영국인들은 지난 6월 변화를 위해 투표했으며, 그 변화가 다가올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브렉시트를 매듭짓기 위한 협상은 어려운 과정일 것이며 (EU회원국 등 상대와) 서로 주고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EU 탈퇴를 규정한 리스본 조약 50조가 가동될 내년 3월부터 영국이 나머지 27개 EU 회원국들과 치열한 수 싸움에 들어갈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메이 총리는 “유럽과의 무역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며 EU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이민 문제에 대한 제어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은 다시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이민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EU는 단일시장 접근을 위해서는 영국이 역내 자유이동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서로 다른 입장이 어떻게 조율될지 관건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내년 3월까지 EU 탈퇴조항인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고, 4~5월에는 EU 가입의 법률적 근거인 유럽공동체법(ECA)을 폐지하는 ‘대폐지법안(Great Repeal Bill)’을 의회에 제출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의 ‘대 폐지법안’ 발표 이후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높아지며 4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파운드 당 1.2730 달러로 마감하는 등 3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메이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정부는 근로계층을 돕는 “선의의 세력”이 되도록 하겠다며 새 정부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희생을 한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라 평범한 근로계층 가족들”이라면서 브렉시트 탈퇴를 결정한 국민투표는 EU를 떠나려는 바람뿐만 아니라 근로 계층이 특권층과 힘 있는 세력에 너무도 자주 무시당하는 영국 사회의 깊은 분열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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