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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옴란’ 계속 나오는 알레포의 비극

휴전 불발 후 20여일간 아이들 포함 376명 사망

‘알레포 공습금지’ 결의안 또 러시아 반대로 불발

군사대국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시리아 제2 도시 알레포의 비극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는 러시아의 공습 속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다섯 살 소년 ‘옴란 다크니시’가 처참한 부상에도 충격으로 울음조차 잃고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이 한때 세계적 관심을 모았지만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상징하는 알레포를 향한 무차별 폭격은 그치지 않고 있다.

유엔은 8일(현지시간) 지난달 미러 간 임시휴전 상태가 끝난 19일 이후 현재까지 알레포에서 376명이 숨지고 1,2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 중 어린이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투기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시리아군이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재개하면서 지난 20여일 동안 아이들을 포함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해나 싱어 유니세프 대변인은 “알레포의 상황은 끔찍하다”며 “폭력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지만 성명이 발표된 8일에도 시리아군은 알레포 북부로 진격했다.

폐허가 된 건물 더미에서 목숨을 걸고 아기를 구한 영상이 전해져 알레포의 희망으로 자리한 시리아 시민방위대 ‘하얀 헬멧’ 대원들도 최근 공습이 휴전 이전보다 거세지면서 인명 피해가 잦아져 사망자가 130여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알레포의 비극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결의안은 8일 채택되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 간 힘겨루기가 알레포에서 무대만 옮겨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재연됐기 때문이다.

미국 등과 함께 프랑스가 지난주 제출한 결의안은 △알레포 공습 즉각 중단 △알레포 상공에서 군용기 비행 중단 △민간인 구호물자 운송통로 제공 등을 담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1개국이 찬성했지만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가 결의안 채택에 반대해 무산됐다. 러시아는 이번까지 시리아 사태에 관한 유엔 결의안에 5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이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급조된 것”이라며 “러시아의 거부를 유도하려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등 안보리 9개 회원국도 러시아가 전날 ‘맞불’ 성격으로 막판에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알레포 공급 중단’ 등의 주요 내용이 빠졌다며 부결시켜 유엔 안보리는 또 한 번 시리아 사태에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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