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아시아 국가들의 이란 원유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국가별로 남은 제재 조치로 유럽 국가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중국·인도 등이 이란산 원유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국영 석유회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월 중국·인도·한국·일본의 이란 원유 수입량이 전년동기 대비 81.4%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하루 평균 수입 규모는 57만5,9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9.6% 급증했으며 한국도 27만7,613배럴로 112.3%나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48.4%, 31.4% 늘었다.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아시아 국가들은 이란산 원유 선점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이란 제재 해제 이후 6일 만에 이란을 방문해 무역증진 등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현재 중국의 양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시노펙(중국석화)은 이란 서부지역 대형 유전 두 곳을 개발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인도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도 이란과 100억달러(약 11조800억원) 규모의 가스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WSJ는 유럽의 경우 EU의 대이란 제재 해제에도 국가별 조치가 발목을 잡고 있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국보다 낮은 가격에 원유를 수출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컨설팅 회사 JBC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이란산 원유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배럴당 평균 0.25달러 쌌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