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차 TV토론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눈꼴 사나운 네거티브 공방으로 역대급 진흙탕 싸움이 됐다. 특히 음담패설 녹음 파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 카드를 꺼내면서 가장 추잡한 대선 토론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1차 토론 때와 달리 서로 악수도 하지 않고 바로 토론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토론은 트럼프의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 논란과 함께 시작됐다. 트럼프는 “탈의실에서 주고받은 개인적인 농담이었다”며 다시 한번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 추문 문제를 꺼내 맞붙었다. 트럼프는 자신은 말뿐이었지만 빌 클린턴은 직접 행동했다며 빌 클린턴을 여성 최고 학대자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힐러리는 “음담패설 파일이 바로 트럼프의 본모습이다”라며 트럼프가 그동안 일관되게 여성을 비하하고 모욕해왔다고 강조했다.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트럼프는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펴고 힐러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조사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힐러리는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힐러리는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국가 기밀은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의 세금 회피 의혹과 관련해서도 두 후보의 설전은 이어졌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1조 원이 넘는 손실 신고로 수십 년 동안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부자 감세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월가의 부자들을 힐러리의 친구들로 비유하면서, 그들처럼 탕감받은 것뿐 이라며 수억 달러의 세금도 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두 후보는 일자리 문제와 오바마 케어, IS 격퇴와 시리아 난민 문제 등으로 불꽃 튀는 공방을 펼쳤다. 전체적으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의 잘못된 정책으로 미국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힐러리는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 자격이 없는 후보라고 강조하는 등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됐다.
2차 토론 직후 CNN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힐러리가 잘했다”는 응답이 57%로 트럼프의 34%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토론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후보는 이달 19일(현지시간) 마지막 3차 토론에서 다시 격돌한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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