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지난 12년간 유엔사무국에 일본해를 ‘동해’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재임 시절에도 동해 표기를 요청하지 않아 영토주권 수호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무국은 ‘분쟁지역에 대한 양자 간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내부 관행에 따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11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유엔사무국에 공식적인 문서로 동해 표기를 요청한 것은 1997년과 2004년에 각 1건, 2001년 2건 등 모두 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매년 ‘영토주권 수호를 위한 법·역사적 논리개발 연구사업’에 13억원을 사용하고 있어 예산 사용 적절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외교부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연구 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반기문 총장 재임 10년간의 호기를 놓쳤다”며 외교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 정부는 유엔 사무국에 대해 동해 병기에 대한 우리 입장을 지속해 전달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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