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앙정부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달려가 허심탄회 얘기 할 것이 많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소통’을 강조하는 박원순 시장을 향해 여당 의원들의 ‘불통 서울시’라는 맹공이 이어지면서 설전이 이어졌다.
첫 주제는 ‘용산공원’ 문제였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은 “ 박원순 시장이 공식채널이 있는데도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용산공원 조성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때리기식’ 비판을 했는데, 공식적·상시적 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 전달을 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통해 여러 차례 서울시 입장을 전달했으나 근본적인 개선 없이 계속 강행되는 상황이었다”며 “서울시와 함께 장기 비전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용산공원 문제에 정부 탓, 자기 주장만 하지 말고 정부와 협치(協治)를 잘 하라” 단호히 말을 건네자 박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불통의 나라’”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 의원은 “시장도 불통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박 시장이 정부에 대립각을 세워 대권 의지를 어필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라고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지하철 내진 설계 보강 예산이 시급한 상황에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해 실속을 차려야지 왜 불필요하게 무상보육과 청년수당 관련해 정부와 충돌하느냐”고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우리가 약자니까 정부와 협력할 수밖에 없으며 소통은 힘이 있는 사람이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저는 중앙정부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완수 새누리당 의원은 강남구와 서울시 갈등 등을 사례로 들며 박 시장을 ‘불통 시장’으로 꼬집었다. 박 의원은 “(수서동) 모듈러 임대주택, 세택 부지 내 제2시민청 문제 등은 시장이 시 발전 의지가 있다면 구청과 소통하고 시장이 양보해 일궈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같은 지적에 “시장 취임 이후 25개 자치구 119개 현장을 다니며 308건의 지역 현안을 해결했다”며 “(불통이라)문제 제기하는 건 강남구청장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룡마을 개발방식에서 이분(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수용방식을 원했고, 우리는 혼합방식을 원했지만 제가 결국 양보했다. 어찌 보면 시장으로서 굴욕적인 일이었다”며 “서울시장이 위치로 따지면 더 높은 사람인데 주민들이 빠른 시간 내 인간다운 주거환경서 살기 원해 제가 양보했다”고 토로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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