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하드 브렉시트’로 갈 경우 유럽연합(EU)에 남아있는 것과 비교해 1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9.5%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드 브렉시트’는 EU 회원국들과 영국이 모종의 무역협정을 맺는 대신 일반적인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규정들을 적용해 EU 단일시장과 교역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영국 정부는 내년 본격적으로 시작할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 내각에서 논의할 총 3가지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그 중 하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고 10일(현지시간)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무역이 약 5분의 1,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약 5분의 1 각각 줄어들고, 이 같은 무역과 FDI 감소가 장기적 경제 효율성에 전반적인 하락을 초래해 생산성 수준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이 같은 경제규모 위축으로 15년 뒤 정부 재정 수입이 380억파운드(약 52조4,000억원)에서 660억파운드(약 91조원)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연간 세수입(7,160억파운드)의 10분의 1 가까이에 달하고, 국민건강서비스(NHS) 한해 예산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고서에 담긴 ‘최악 시나리오’ 수치들은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재무부가 발표한 ‘브렉시트 영향’ 보고서에 담겼던 수치들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는 ‘하드 브렉시트’ 전망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파운드화는 오전 10시30분(런던시간) 현재 전날보다 0.53% 내린 파운드당 1.2296달러에 거래되며 1.23달러선을 내줬다.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계속 갈아치우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유로존(유로화 19개국) 단일통화인 유로화에 대해서도 지난 7일 유로당 90.36펜스까지 하락해 7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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