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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트럼프 지지' 놓고 갈팡질팡

트럼프, 지지 철회한 라이언에 '음모론' 제기

일부 의원, 기존 입장 바꿔 다시 지지로 돌아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의 지역 공항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레이크랜드=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의 ‘음담패설 녹음 파일’ 공개 이후 지지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하는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이탈을 약속했다 다시 지지로 선회하는 등 복잡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 오칼라 유세에서 음모론을 제기하며 자신에게 등을 돌린 라이언 의장을 성토했다. 이날 그는 “이번이 우리나라를 구할 마지막 기회다.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면서 “공화당 후보(트럼프)는 이미 엄청나게 불리한 상황이다. 특히 당 지도부 인사들이 나를 선택한 국민을 지지하지 않아 더욱 그렇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개혁당 후보로 나섰던 대표적 보수논객) 팻 뷰캐넌은 ‘대선 역사상 가장 훌륭한 토론(2차 TV토론)이었다’며 나를 칭찬했다. 여러분은 라이언도 그럴 것으로 생각할 텐데 그는 나에게 ‘축하한다. 아주 잘했다. TV토론에서 그녀(힐러리 클린턴)를 완전히 박살을 냈다. 이 사기꾼을 꺾자’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뭔가 큰 거래(음모)가 진행되고 있는데 반드시 밝힐 것이다. 나는 항상 밝혀냈다. 아주 사악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 ‘사악한 거래’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라이언 의장과 주류 진영을 향해 대반격에 나서면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거나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다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전했다. 이는 트럼프의 중도낙마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뎁 피셔(네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은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다음 날인 지난 8일 트위터에서 “(녹음파일에 나오는) 트럼프의 언급은 역겹고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 트럼프는 즉각 사퇴하고 후보직을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에게 넘겨 주는 게 현명하다”고 트럼프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하지만 피셔 의원은 사흘 후 ‘링컨 라디오’ 계열사 KLIN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사퇴하지 않기로 한 만큼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나는 ‘트럼프-펜스 티켓’을 지지하며, 이는 어려운 결정이 아니다”고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또 콜로라도 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대릴 글렌도 8일 성명에서는 트럼프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트럼프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TV토론에서 해야 할 말을 했다. 그가 대선 캠페인을 제 위치로 다시 리셋했다”며 지지를 재선언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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