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전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처방금액과 처방 건수가 줄어드는 데도 오히려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특정 연령대만 증가하고 있어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최근 5년 동안 ADHD 치료제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 건수는 약 10% 감소했으나, 만 16~18세에 해당하는 연령대에서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만 16, 17, 18세 연령대는 ADHD치료 약물의 처방 건수가 각각 19%, 37%, 64% 증가했다. 특히 만 18세의 경우 수능을 앞둔 10월 청구금액이 평소 대비 크게 늘어 이 시기에 처방이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 18세 환자의 ADHD치료제 청구금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약 9,021만원으로 가장 낮은 달인 2월(약 4,725만원)에 비해 약 2배가량 많았다. 수능 이후인 11월(약 5,839만원)과 12월(약 5,589만원)에는 처방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들을 포함한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처방된 ADHD치료 약물 총 청구금액은 성인의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연령대 처방 인원은 약 228만 명이었고, 이에 따른 건강보험 청구금액은 약 1,043억원이었다.
ADHD 치료를 위해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정상인이 복용할 경우 식욕감퇴와 불면증,구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인재근 의원은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의 이름으로 오남용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는 특정 연령대의 처방 급증 현상에 대한 원인은 물론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적 상황과 주의력결핍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하는 등 청소년 건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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