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7시 30분께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인이 다수 체류하는 필리핀에서 이같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또 다시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이번에도 현지 경찰을 지원할 수사 전문인력 파견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3일 경찰청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을 받아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인력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늘 안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간 필리핀 현지에서 한인과 관련된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코리안데스크’를 파견해 수사공조, 중요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활동에서 현지 경찰과 긴밀히 공조해왔다.
직접 수사는 현지 경찰이 담당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현장감식, CCTV 분석 등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증거를 확보하고 용의자 특정을 돕는다. 범인 검거까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현지 경찰과 달리 불과 며칠 만에 증거 분석을 끝내고 용의자를 특정해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6명이 필리핀에 파견돼 있으며, 이들은 올 9월 16년 전 경기도에서 장의사 부부를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가 현지의 한국 경찰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의 끈질긴 추적으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코리안데스크와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한국인 대상 범죄는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현지에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돼 궁극적으로는 현지 교민들의 안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번 사건에 앞서 3명이 필리핀에서 피살됐다.
필리핀은 관광객과 현지 교민 등 재외국민이 많으면서 치안은 불안해 매년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국가다. 수사 인력과 폐쇄회로(CC)TV 등 치안 인프라도 한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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