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해 너도나도 해외로 몰려가고 있지만 외국계 투자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찾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3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안젤로고든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7억5,000만달러(약 8,4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 투자가를 오는 11월 말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안젤로고든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가가 약 85% 정도이며 나머지는 중동·유럽·아시아 등이다. 투자가 모집 상황에 따라 최대 9억달러까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며 대출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금액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호 펀드는 한국·일본·홍콩 및 중국 본토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오퍼튜니티 펀드다. 3호 펀드는 지난해 3월부터 모집을 시작했으며 이미 전체 금액 중 35~40%는 투자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젤로고든이 최근 사들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양학원 소유의 땅과 을지로에 위치한 근린상가 등이 3호 펀드에서 투자한 부동산이다.
안젤로고든은 앞서 지난 2006년과 2010년 각각 5억2,000만달러 규모와 6억2,000만달러 규모의 1·2호 펀드를 조성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다수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이번에 3호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1·2호 펀드를 통해 투자가들로부터 실적을 인정받은데다 아시아 지역에 여전히 투자 기회가 많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젤로고든과 함께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 오퍼튜니티 투자가인 SC PE도 조만간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영등포 문래동 오피스와 인천 아라뱃길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 참여한 바 있는 SC PE의 경우 지금까지는 주로 자기자본을 통해 투자해왔으나 앞으로는 해외는 물론 국내 기관들을 대상으로도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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