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금) 오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대표 겸 제작자, 스콧 데릭슨 감독,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틸다 스윈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사고를 겪은 뒤 재활을 위해 수수께끼의 존재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찾고, 특별한 능력을 전수받은 그가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와 맞서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
이날 간담회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환상적, 영광’이었다. 어린시절을 마블 만화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과 함께 보낸 어른들의 동경 그 자체였다. 그는 “어린시절 유럽에서 자라며 마블 코믹스를 다 봤다. 극장에서 열심히 영화를 보며 마치 가상에 빠진 느낌, 나와 또다른 세상을 연결한다고 생각했다”며 “환상적인 만화세상에 가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캐스팅 당시 연극 ‘햄릿’ 공연중인 관계로 일정에 차질을 빚자 제작사는 촬영날짜를 미루면서까지 그를 고집했다. 물론 베네딕트 컴버배치 외에 ‘닥터 스트레인지’와 어울리는 인물을 찾기 어려워서였다. 그는 “운이 좋았다. 다행히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 출연 가능했고, 덕분에 큰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설명했다.
‘셜록홈즈가 초능력을 갖게 되면 이런 모습일까’라고 상상할 만큼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 안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오만과 자긍심이 큰 인물이 굴욕을 겪으며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며 “개개인이 헌신하고 희생하며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준다. 코미디, 드라마, 액션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마블 영화팬들에게는 ‘어벤져스’를 뛰어넘는 영상과 액션이 등장하는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기에 시간과 차원을 넘다드는 신선한 설정까지 입혔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특수효과가 뛰어나다. 360도 어디를 봐도 똑같은 디테일이 실제 그대로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며 “그동안 마블 영화에서 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크린에 둘러싸여 연기하다보면 방향감각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마블영화의 놀라운 점은 그 액션의 한가운데 우리가 항상 등장한다는 점”이라며 “홍콩 거리를 재현한 복잡하고 거대한 세트는 실제로 그곳에서 만두를 먹을수도 있을 만큼 세밀했다. 정말 놀라운 세트와 특수효과들이 가득한 만큼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기존 히어로무비와는 차별점을 강조하지만, 히어로무비 장르에 대한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도 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물론 동료 배우와 감독 모두 ‘지겹다는건 긍정적인 징조’라고 입을 모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사람들은 계속 새로운 영화를 보고, 영화는 진화할 것이다. 현재도 영화는 재발명을 이어가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한번도 진입하지 않은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데릭슨 감독도 “슈퍼히어로 무비는 처음 영화가 등장할 때부터 있었다. 30년 전 처음 등장한 서부영화가 지금까지도 계속 나오고, 90년대 인기있던 호러영화도 계속해 나오고 있다. 중요한건 그 안에서 새로운 장르와 기술을 발명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틸다 스윈튼은 “지겹다는건 관객이 새로운걸 찾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징조”라며 “우리가 원하는건 조금 더 나은 것이다. 우리가 촬영하고 있는 동안에도 처음보는 최첨단 기술이 쏟아졌다. 지금도 앞으로도 기술의 진화와 함께 영화는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블 세계관을 뒤흔들어놓을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등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25일 전야 개봉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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