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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수 골프협회장, 올림픽金 포상금 3억 파격 책정..."그 이상의 가치"

[서경이 만난사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다음달 14일 대한골프협회 주최 ‘골프인의 밤’ 행사에서 포상금 3억원을 받는다.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박세리에게도 5,000만원의 지도자 포상금이 주어진다.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대한골프협회는 올림픽이 열리기 약 8개월 전에 이미 포상 규모를 확정해놓았다. 금 3억원, 은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이다. 감독은 금 5,000만원, 은 3,000만원, 동메달 2,000만원. 협회는 포상에만 최대 11억원을 편성하는 등 일찌감치 20억원 이상의 올림픽 기금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이 직접 나서 여러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낸 결과였다.

금메달 포상금 3억원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허 회장은 “국내 프로 대회 중 최고 우승상금이 3억원이니까 그만큼은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자골프에서는 세계랭킹 1~4위가 다 안 나왔잖아요. 우리도 그렇게 출전 포기 사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거니까…. 동기 부여를 위해서 ‘올림픽 가면 최고 상금 따는 거다’라고 생각하라고 그런 것이죠.” 허 회장은 “프로 대회 우승으로 100만달러를 준다 해도 올림픽 금메달보다는 못한 거라고 본다. 국민 기대가 그만큼 큰 무대 아니냐”며 “3억원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그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딴 박결에게도 장학금을 챙겨줬다. 그때부터 “올림픽은 더 확실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허 회장은 “올림픽 골프가 단체전 없이 개인전으로만 치러졌기 때문에 은메달만 따도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다른 선수도 아닌 1년간 컨디션이 굉장히 나빴던 박인비가 대단한 집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고 돌아보며 “골프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올림픽 이후로 박인비는 안다. 이런 현상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골프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도 허 회장과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골프용품을 전인지는 4년째 계속 써오고 있다.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메이저 사상 최다 언더파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전인지가 프랑스 에비앙으로 출국하기 전 식사 자리에서 성적에 대한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대회 마지막 날 코스에서의 자세에 대해 몇 가지를 당부했다. “골프만 잘 치는 머신이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캐디와의 대화에서는 자만이 없어야 한다는 것과 스코어보드판을 들고 경기 내내 따라다닌 경기 운영요원에게도 감사인사를 건넬 것, 대회가 열리는 그 나라 말 하나 정도는 배워가서 인터뷰 때 구사할 것 등을 제안했고 전인지는 그대로 지켰다. 허 회장은 “이제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했다는 얘기는 큰 뉴스가 되지 않는다. 골프 실력 외에 골프 대회에 임하는 태도도 우승감이라는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각자가 더 고민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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