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야든동(어떻게 해서든지) 나라 걱정 좀 더 하이소.”(경북 영주 시민)
“우야든동(웃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취임 후 두 번째로 ‘정치적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았다. 구미는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 속한다.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등 최순실씨 비선 실세 의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으로 지지기반인 TK·보수층마저 흔들리자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민생 행보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구미국가산업단지와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을 방문했다. 구미새마을중앙시장에서는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마을도시락으로 오찬을 하는 등 시민들과 시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이 구미를 찾은 것은 지난 2014년 12월 경북창조혁신센터 출범식 참석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구미행에 대해 잇따라 터진 악재들을 돌파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에 무게가 쏠린다. 특히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TK의 민심 이탈을 막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우 수석, 최순실씨 논란 등 청와대가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취임 후 가장 낮은 26%의 지지율을 보였다. 여기에는 TK 내 지지율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과 선비촌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박 대통령에게 “우야든동 나라 걱정 좀 더 하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박 대통령도 함께 웃으며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표적 지진피해 지역인 경북 경주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포항을 찾는 등 한 달 새 TK를 세 차례나 찾았다. 18일 열린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선친이 했던 새마을운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적 위기 때마다 TK를 찾는 박 대통령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4·13총선 때 새누리당이 고전하자 선거를 한 달 앞둔 3월에 대구를 방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으로 야당이 수세에 몰리자 국정동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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