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폭스바겐 독일 본사의 트레버 힐(54) 아우디 전략 프로젝트 부문장(임원)을 20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지난 17일 입국한 힐 부문장은 이날 오전9시5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 “한국 근무 때 유로5 차량의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각종 인증서류 조작에 본사의 개입이 있었냐”고 묻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힐 부문장은 2007~2012년 폭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 겸 아우디 부문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당시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드러난 유로5 적용 차량 수입·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검찰이 독일 본사 인사로는 두 번째로 힐 부문장을 소환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수입한 유로5 차량의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문제 등 각종 인증 관련 의혹들에 독일 본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다. 검찰은 또 진상 규명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당시 환경부는 폭스바겐 유로5 차량에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로 일관해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증 조작을 알면서도 수입했다면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는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힐 전 대표가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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