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등 주택 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있을 때는 통상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에 글자 크기를 크게 하는 등 소비자들이 잘 보이게 관련 내용을 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주요 내용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의 입주자 모집공고 유의사항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계약 전 사업부지 현장을 반드시 확인하기 바라며 계약 이후 단지 주변 현황(송전탑, 주변 상가, 도로 등)에 대한 사항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송전탑과 관련된 이슈는 분양 이전부터 갑론을박이 팽팽했던 문제다. 단지와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대형 송전탑이 입주민들에게 전자파와 관련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보기도 힘든 작은 글씨로 ‘송전탑’에 대한 사항은 아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적어놓은 것이다. 한마디로 입주자 모집공고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소비자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주요한 이슈의 경우 추후 분쟁 소지가 있기 때문에 입주자 모집공고 시 소비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글자를 크게 하거나 색깔·서체를 달리한다”며 “깨알 같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제대로 읽은 소비자도 드문데 그 안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놓으면 누가 파악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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