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정보기술(IT) 공룡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름(cloud)’을 타고 새롭게 비상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인터넷에 연결해 저장하는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중심으로 매출액을 늘리면서 구글·애플 등에 빼앗긴 IT기업 선두를 탈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아 MS 전략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도 크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MS는 올해 3·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한 223억달러(약 25조3,328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17억달러(24조6,512억원)를 뛰어넘은 것이다. WSJ에 따르면 MS의 순이익도 주당 76센트로 시장 예상치인 주당 68센트보다 컸다. 실적발표 후 MS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 이상 급등해 지난 1999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주당 60.7달러까지 올랐다.
MS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클라우드 부문에서의 성공 덕분이었다. WSJ에 따르면 3·4분기 MS의 전체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은 63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62억7,000만달러보다 많았다. 특히 MS가 제공하는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애저(Azure)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16%나 급등했다. WSJ는 “MS가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해온 성과가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윈도·오피스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전통 IT기업에서 클라우드 산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MS에 대한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WSJ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개인용컴퓨터(PC) 사업에서 한계에 부닥친 MS가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라며 “MS가 단순 소프트웨어 판매에서 실시간 컴퓨팅 서비스로 외연을 효과적으로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미국 투자회사 스티펠니컬러스의 브래드 리백 애널리스트도 “MS가 그동안 투자해온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이 성장궤도에 올랐다”며 “앞으로도 애저 등 관련 플랫폼이 MS의 매출액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약 70%가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MS의 애저를 사용하고 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도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유럽 시장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국·독일·프랑스 등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만 지금까지 약 30억달러를 투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더 이상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위한 산업이 아니다”라며 “클라우드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MS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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