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연출동에 항의하는 학교폭력 목격자와 시민을 연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10시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여중생 5명이 다른 여학생 2명을 몰아세우고 욕설을 하는 장면을 한 시민이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신고자와 또 다른 목격자 강모(42) 씨가 “사건 현장과 파출소 거리가 500m 밖에 되지 않는데 왜 이렇게 늦느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여학생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부모 동의를 받아 귀가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지연 출동에 항의한 신고자에게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수갑을 채웠다.
이에 강 씨는 “학교폭력을 신고한 사람에게 수갑을 채우면 어떡하느냐”며 경찰에게 욕설을 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강 씨에게도 조사를 위해 파출소에 가자고 요청했고, 파출소로 이동하며 강 씨는 신고자에게 채워진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경찰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며 강 씨에게도 수갑을 채웠다.
파출소로 향한 신고자와 강 씨는 12시간 넘게 유치장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경찰의 실수에 대해 정당하게 항의했는데 수갑을 채워 유치장에 넣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열변을 토했다.
경찰은 지연출동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전주시 동산동과 익산시 동산동에 유사한 신고가 동시에 들어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출동이 늦었다”며 “현장에서 술에 취한 강 씨가 욕설을 하고 함께 있던 신고자의 연행을 막아 불가피하게 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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