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관사거리에서 건설회관 쪽, 이면도로로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외관의 건물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올봄에 문을 연 이곳은 태진인터내셔날과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가 태진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미술 전시 및 공연 복합공간이다. 용인 헤르마 주차빌딩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 이정훈 조호건축 대표가 설계했다.
이 건물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건물을 알루미늄 소재로 덮은 뒤 그 위에 조명과 세 종류의 루버 프레임으로 겹겹이 둘러싼 외관이다. 통상 지붕·창 등에 적용돼 일조량이나 바람 방향 등을 조절하는 용도로 쓰이는 루버가 플랫폼-엘에서는 장식적인 용도로 쓰였다. 루이 14세를 뜻하는 ‘루이까또즈’ 브랜드인 만큼 프랑스식 바로크 디자인에서 차용한 반복적이고 기하학적인 패턴을 한국적으로 해석했다.
대지면적 684㎡ 규모에 4층씩 2개 건물만 올리고 전체의 절반 이상을 중정, 사실상 빈 공간으로 남긴 것 역시 땅값 비싼 강남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이곳은 건폐율 60%까지 가능한 제1종 일반주거지다. 게다가 공사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하공간을 20m 아래로 확장해 천장고 8m의 공연장과 주차장을 배치했다.
이렇게 확보된 중정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재즈공연이 열리고, 주말에는 각종 공연과 강연 등이 진행된다. ‘ㄷ’자 건물의 비어있는 서쪽 면에는 프로젝터 영상을 비추는 250인치 자동 스크린과 스피커가 숨어있어 다양한 행사를 소화한다. 지하 공연장에는 171석 규모의 자동수납식 객석이 설치돼 행사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 8월말 루이까또즈의 FW 패션쇼에서는 무대에서 가변좌석으로 연결하는 런 어웨이가 설치되기도 했다./특별취재팀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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