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교황청은 이날 밤에 이뤄진 ‘깜짝 회동’ 뒤 성명을 내 “교황의 마음이 베네수엘라 국민과 함께 있으므로 만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만남은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사회 위기가 심화하면서 국민, 특히 빈곤층의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교황청은 부연했다.
두 사람 간의 만남은 마두로 대통령이 석유 생산량 감축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을 순방하던 중에 공식 예고 없이 성사됐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투표의 연내 실시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여야 간 정치적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작년 말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중도 우파 야권이 경제 실정 등을 이유로 좌파 성향의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투표를 추진하면서 여야 간 정치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국 대치 해소를 위한 실마리를 찾고자 베네수엘라 여야는 국제사회에 중재를 호소해왔다.
교황과 마두로 대통령의 회동 사실이 발표된 직후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이 국민소환 투표를 둘러싼 정국대치 국면을 타개하고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아르헨티나에 파견된 교황 특사 등은 이날 양측이 교황청과 남미국가연합(UNASUR)의 감수 아래 오는 30일 마르가리타 섬에서 만나 국가적인 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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