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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의혹 최순실, 빌딩 쓰레기 더미서 나온 '다이어리' 발견

메모 대부분 딸 '정유라'씨에 관한 내용…남편 관련 내용은 없어

현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24일 매일경제는 속칭 ‘최순실 빌딩’으로 불리는 서울 신사동 ‘미승빌딩’ 쓰레기장 더미에서 찾아낸 최씨의 다이어리 2권(2009년·2011년)의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 다이어리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전남편인 정윤회씨도 직간접적으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 때인 2009년 10월 5일부터 시작된다.

최씨 메모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당시 중학생이었던 정유라 씨에게 ‘올인’한 내용이었다. 다이어리 곳곳에 ‘유연이 학교 9시 30분~10시 40분, 유연이 하교 2시 20~30분, 유연이 MB학원’ 등의 메모도 있어 등하교와 학원에 갈 때 직접 태워주며 챙긴 기록도 눈에 띄었다.

이때는 남편인 정윤회 씨가 강원도 평창에 10필지 땅을 구입해 말목장 사업을 추진했던 때다. 이처럼 정윤회 씨가 딸을 위해 말목장 사업까지 뛰어들 정도로 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고, 최씨 역시 다이어리에 빼곡히 딸의 학원, 등하교 일정을 모두 기록할 정도로 끔찍한 ‘딸바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윤회 씨와 최씨의 소원한 부부관계는 이때부터 다이어리에서도 역력히 나타났다. 최씨의 다이어리엔 정유라 씨와 외할머니 병원을 직접 챙기는 내용 등과 빌딩 관리 내용이 가득 차 있었지만 그 어떤 메모에서도 남편 정윤회 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최씨 다이어리의 2009년 11월 3~4일 메모엔 ‘주차장 200볼트·40와트 전등 7개, 창고 40와트 2개, 물탱크 백열구 2개, 환풍기 교체, 배수관 교체, 가습기 고장, 1층 하수구 역류’ 등 빌딩 관리의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기록돼 있다. 또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전기세를 층별로 나눠서 기록해둔 메모도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최씨는 미승빌딩 관리를 남의 손에만 맡기지 않고 화장실·주차장 등에서부터 하수구까지 직접 관리했고, 남편이 정치권에서 발을 빼자 빌딩 관리에만 정성을 쏟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김장 12박스-30㎏ 준비’ 등 김장 김치를 챙기는 주부의 모습도 보였다. 이 빌딩 한 관계자는 “예전엔 회장님이 전구 교체나 인테리어 등 관리까지 직접 했다고 들었다”며 “어느 순간 바깥 일로 바빠서인지 직접 안 한 지 꽤 오래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2011년 1월 24일 기록이다. 해당 날짜에 ‘7F(7층) 금고 수리 AS(애프터서비스) 12만원’이라고 메모한 부분이다. 7층은 최씨 주거지로 자택 안에 금고가 있었고 금고가 고장나 수리를 받았다는 것.

인터넷 금고판매 업체들에 따르면 금고가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는 이상 개인용 금고를 단순 수리하는 비용이, 작은 금고 가격과 맞먹는 12만원씩 나오는 것은 드물다. 따라서 최씨가 소유했던 금고가 대형 금고이거나 최고급 금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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