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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총리 "나라를 시험대상으로 할수없다"

靑 '거국 중립내각' 거부

靑 "특정 정치인 주장·요구에 대답할 이유없어"

이원종·우병우·안종범·김재원·김성우 교체 유력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와 시민사회의 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거부하고 자체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해 정국을 이끌어나가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청와대 측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지목한 듯 “왜 특정 정치인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 답해야 하느냐”고 한 것은 정국의 주도권을 중립 총리 또는 차기 주자군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우리나라를 시험대상으로 되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중립개각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현재 청와대 안팎에서 도는 시나리오는 박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초 청와대 참모진을 먼저 교체한 뒤 이후 내각 개편에 나선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는 교체 대상의 대체적인 윤곽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비선 사건과 큰 관련이 없지만 ‘책임’이라는 상징성 면에서 사퇴할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장에서 비선의 대통령 원고 수정을 “봉건시대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한 것도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줬다.

우병우 수석도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이번에도 우병우 수석을 유임시킬 경우 최순실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역시 교체 가능성이 크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집과 관련해 대기업의 팔을 비튼 장본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종범 수석은 잇따른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재원 정무수석도 교체가 유력하다. 박 대통령의 지난 24일 개헌 제안이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한 순수한 것이라고 치더라도 제안 시기를 잘못 고르는 중대 미스를 저질렀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런 위기 상황에 친박의 브레인을 내보내기 어려울 수 있다. 개헌 카드 역시 완전히 죽은 게 아니어서 역할이 남았을 수 있다”며 유임론을 제기했다.

이밖에 김성우 홍보수석도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소통 부족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무를 연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외교안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인사수석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내각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임 총리 물색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중립내각을 거부한 이상 현 정권의 인사풀 내에서 총리를 발탁해야 하는데 난파선과 같은 현 정부에서 총리를 맡을 사람은 원로급밖에 없다. 정치적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수락하기 어렵다.

이 같은 사정에 따라 박 대통령이 결국은 거국개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자체 쇄신이든 거국내각 구성이든 신속하게 단행되지 않을 경우 국가 리더십 공백에 따른 국정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맹준호·임세원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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