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00억달러(약 57조원)를 제시할 경우 핵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은 이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와 불가침조약을 핵 폐기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은 동해안 지역에 새 핵실험장을 건설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단체인 NK지식연대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실상 설명회’를 열고 북한 고위 소식통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공개했다.
NK지식연대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9월 13일 5차 핵실험 성공 관련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공개 확대회의를 열고 핵 포기 조건을 설명했다. 김정은이 핵 포기 가능성을 언급한 건 처음이라는 게 NK지식연대의 설명이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500억달러 보상 ▲주한미군 철수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3각 안보보증(불가침조약) 등 3가지를 조건으로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핵 사용 시 미국이 즉시 핵 공격을 할 것이며 정권 붕괴로 이어진다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경제 붕괴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정은의 핵 보유 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또 동해안 부근에 새 핵실험장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핵실험장으로 썼던 풍계리 지역은 미국에 자주 포착됐고 잦은 핵실험으로 지역 생태계가 망가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흥광 NK지식연대 대표는 “아직 새 핵실험장 착공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착공에 들어갈 경우 갱도 건설까지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무수일 미사일 발사에 잇따라 실패하자 오는 11월 1일부터 원인 분석을 위한 특별 조사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개량형 무수단 미사일을 8차례 시험 발사했지만 단 한 차례만 성공했다. 북한은 남측과 미국의 공작 탓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잇단 실패에 김정은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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