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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법인 설립해 빌딩 사는 강남 아줌마들

재건축 투자 수익률 예전만 못하자 빌딩으로 눈 돌려

작은 돈으로 우량 물건 매입 가능...임대소득 면세 혜택도





#.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주부 최 모 씨(57)는 최근 지인들과 공동으로 빌딩 매입을 고려 중이다. 그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사고팔며 자금이 꽤 모인 덕분에 투자 대상을 빌딩으로 바꾸고 물건을 물색 중인 것이다. 그런데 방식이 좀 다르다. 최 씨는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임대 법인을 설립할 생각”이라며 “법인을 통해 빌딩을 매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투자로 재미를 본 강남권 아줌마 부대들 사이에서 4~5명의 지인들이 함께 임대 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을 통해 빌딩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혼자 투자하거나 단순히 함께 사는 것 보다 ‘공동 법인 설립을 통한 빌딩 매입’이 절세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새로운 투자 방식을 선택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만한 빌딩을 구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재건축 투자를 주로 해오던 이들은 보유 자산 규모가 보통 15억~20억원 선으로 대출을 일으켜도 50억 미만의 꼬마 빌딩 매입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꼬마빌딩’ 매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이렇다 보니 여럿이 자금을 모아 빌딩 매입에 나서는 것이 우량한 물건을 사는 데 수월하다는 평가다. 중소형 빌딩 투자 및 자문 등을 하는 유진석 리얼티코리아 대표는 “중소형 빌딩을 사달라는 문의는 계속 들어 오는 데 적정 수익률에 시세차익까지 노릴만한 매물은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법인을 설립할 경우 세금 감면 효과가 크다는 장점도 있다.

양창우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세무사는 “임대 수익을 법인 자산으로 쌓아두고 현금이 필요할 경우에만 배당 받을 경우 최대 38%에 달하는 임대소득과세를 피할 수 있다”며 “주주 총회를 거친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견 충돌로 적절한 매각 시점을 놓칠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재건축 아파트 투자 수익률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빌딩 매입에 나서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정부의 추가 규제 대책이 나올 경우 시세하락 등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친한 지인들과 빌딩 투자 관련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김 씨(54)는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이 시점에 팔아도 차익을 많이 본데다 정부가 언제 규제에 나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가지고 있던 강남 개포동의 재건축 단지를 최근 매각했다”며 “앞으로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를 사기보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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