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당 대응을 놓고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해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 일부에서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했고 새누리당이 이를 수용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반발 여론이 내각 구성에 쏠릴 수 있다는 판단하에 협상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사이에 불협화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또 당 지지자들로부터는 하야, 탄핵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더민주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더민주 지도부는 이날 새누리당이 문 전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주자가 제안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수용키로 하자 “진실을 덮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국중립내각구성 제안은 본질을 흐리는 꼼수라는 판단에서다. 더민주 지도부는 그간 거국내각구성에 공식 입장을 밝힌 적 없지만 여당이 이를 수용하고 하마평을 흘리며 야당을 협상테이블에 앉도록 압박해오자 당황하는 모양새다.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장기간 방치한다면 자당 대권 주자 후보의 제안을 더민주가 단칼에 거절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1 야당으로서 진상규명만을 강조하며 국정 컨트롤 타워 복원에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민주 지도부는 의원총회 등을 거쳐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지지층으로부터는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있다. 정의당 등 군소 야당이 촛불집회를 주도했지만 더민주는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야당 지지층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더민주가 계산기를 두드리며 국민적 열망을 무시하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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