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 트렌드 키워드로 ‘치킨 런’(C·H·I·C·K·E·N·R·U·N)을 제시했다. 분석센터는 매년 이듬해 소비 경향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저서를 출간하며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활용해 키워드를 만들어 왔다.
‘트렌드 코리아 2017’의 대표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10월 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치킨 런은 사전적으로 ‘울타리를 둘러놓은 닭장’이라는 의미이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울타리를 탈출한 닭들의 이야기를 그린 동명 영화로도 익숙하다”며 “정체와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2017년에는 새롭게 비상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키워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한 키워드 ‘치킨 런’은 10개 소비 트렌드의 영문 앞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욜로 라이프(C‘mon, YOLO)·새로운 B+ 프리미엄(Heading to B+ Premium)·나는 픽미세대(I am the Pick-me Generation)·캄테크(Calm-Tech, Felt but not seen)·영업의 시대가 온다(Key to success: Sales)·내멋대로 1코노미(Era of Aloners)·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No Give up, no live up)·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Rebuilding Consumertopia)·경험 is 뭔들(User Experience Matters)·각자도생의 시대(No one backs you up)다.
‘1인 라이프’와 ‘새로운 세대’의 부각은 내년 소비 시장의 주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들 현상을 대변하는 단어로는 욜로 라이프(C‘mon, YOLO)와 각자도생·픽미세대·1코노미가 꼽혔다. 욜로 라이프는 ‘한번 뿐인 인생, 순간에 충실하자’라는 라이프 스타일로, 카르페디엠의 소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욜로 라이프의 배경을 각자도생에서 찾는다.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심정이 현재 지향적인 소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태어나 현재 지향적인 소비에 익숙한 픽미세대는 이 같은 욜로 라이프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20대 젊은 층인 픽미 세대는 뛰어난 역량을 갖추었지만, ‘뽑혀야 살아남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와 같은 처지다. 김 교수는 “이들이야말로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인 동시에 사회 변화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선을 앞둔 2017년 가장 주목받는 연령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혼술·혼밥 등의 유행 속에 자발적인 혼자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 이른바 얼로너(Aloner)가 새로운 파워 소비자가 되고,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1코노미’도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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