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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플릿' 정성화 "악역은 영광, 미워하면 큰 상 받은 것"

정성화가 악역으로 변신했다. 선수시절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맞수의 몰락을 즐기며, 그를 거대한 도박판으로 끌어들이기까지 한다. 기존에 보여줬던 유쾌함에 ‘수 틀리면 180도 변하는’ 모습을 더한 정성화식 악역은 분명 눈여겨볼만 하다.

31일(월)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스플릿’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최국희 감독과 배우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플릿’은 사고로 선수생활을 접고 도박볼링으로 살아가는 철종(유지태)와 설계자 희진(이정현)이 볼링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자폐증 청년 영훈(이다윗)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도박과 볼링의 스릴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두 남자의 우정을 형성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31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스플릿’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정성화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있다. / 사진=지수진 기자




정성화는 극중 철종과 영훈을 큰 볼링도박판에 끌어들이는 ‘두꺼비’로 등장한다. 선수생활 시절 철종에게 한 번도 이겨본적 없는 그는 무너진 철종의 삶을 짓누르며 만족스러워하는 인물이다.

정성화는 악역을 맡은데 대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개그맨으로 데뷔해 쾌활한 인물을 연기해 온 사람을 악역으로 믿어줄 수 있는 제작자가 있을까”라며 “두꺼비라는 인물을 소화하며 서글서글한 사람이 자기가 싫어하는 상황이 닥치면 변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기존 악역과 같이 의미없는 도끼눈도 뜨지 않고, 연기를 진실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옆에 두고 괴롭히고 싶은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려 했다. 어린시절 싫어했던 동기를 생각하며 유지태를 보니 공감이 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악역에 대한 부담에 대해서는 “악역을 했다고 해서 그 배우를 미워하는 상황은 요새 없지않나. 저를 미워하면 상으로 받아들이며 더 큰 악역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직접 볼링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 역시 유지태, 이다윗과 함께 볼링 연습에 매진했다. 정성화는 “폼 연습만 열심히 해서 점수가 나지 않았다”며 “우리끼리 내기볼링을 치면 항상 내가 밥을 샀던 기억이 난다”며 웃음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철종과 영훈의 관계가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볼링에 인간을 가장 완벽하게 녹여낸 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인간적인 영화다. 시기가 답답할때 스트라이크와 같이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할 수 없는 커다란 게임에 휘말린 두 연약한 남자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영화 ‘스플릿’은 11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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