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 씨가 31일 마침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검은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최 씨는 조사를 받기 전 몰려온 취재진들에게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며 사과와 함께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의 사과와 눈물이 ’참회의 눈물’일까요 ‘악어의 눈물’일까요. 어쨋든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권력이란 꿀 묻은 면도날이라는 사실을.
▲예상은 했지만 3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정책질의에서 ‘최순실파문’에 대한 야당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습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신에서 최태민 일가가 샤머니즘에 기반해 영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했다”면서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사태가 한국의 장기적 성장 전망과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기재부 세제실장과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경제전문가인데 굳이 ‘최순실 파문’ 을 경제에까지 연결해 대외불확실성을 확산시켜야 했을까요. 과연 정치가 뭔지.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또 최저치를 새로 쓰고, 새누리당 역시 더불어민주당에 4년여 만에 정당 지지도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네요.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31일 발표한 10월 넷째주 주간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9.5%포인트 하락한 19.0%를 기록했습니다. 리얼미터 주간 집계가 10%대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25.7%로 떨어져 31.2%에 달한 민주당에 한참 뒤졌네요. 이러니 민주당의 요구가 갈수록 세지는 것 아닐까요.
▲일본 3대 해운사가 컨테이너 부문을 합쳐 내년에 세계 6위의 해운선사를 공식 출범시킨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외 해운 물동량 감소로 독자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자체 판단했기 때문이라는데요.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의 해운사들은 구조조정에서 저만치 앞서 가는데 우리는 이제야 출발선에 섰으니 그저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하긴 출발선에 선 것만도 도대체 몇 번입니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