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미국드라마)와 일드(일본드라마) 리메이크 작품 중 금토 안방 극장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JTBC가 방송중인 일드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와 tvN가 4일 첫 방송하는 미드 ‘안투라지’의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일드 원작은 일본과 국내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음에도 유독 리메이크만은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곤 했다. 그러나 ‘미드’의 경우 ‘굿 와이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리메이크됐음에도 성공을 거둬 ‘미드’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드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와 미드 ‘안투라지’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한국의 결혼 제도 아래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그렸으며, ‘안투라지’는 화려한 연예계 속살을 낱낱이 보여줄 예정이다.
우선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자극적인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내 정수연(송지효)가 바람이 났다고 믿고 이에 괴로워하면서 아내의 사생활을 ‘밀착 취재’하는 남편 도현우 (이선균)의 이야기다. 스릴러와 미스터리를 방불케 하는 무서운 복수 치정극이 아닌 ‘오해인 듯 아닌 듯한’ 오해로 아내의 사생활을 추적하는 남편의 모습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극 중에서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최윤기(김희원)와 이를 필사적으로 막아내려는 은아라(예지원)의 모습 탓에 불륜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석윤 감독은 “남편, 아내인 사람들의 속내는 어떨까, 이혼녀, 워킹맘, 한부모 자녀 등 그런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룰 것”이라며 “시청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톤 자체를 유쾌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드 리메이크 작품은 줄곧 국내에서 외면을 받아왔다는 점이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부담이다. 고현정, 최지우 등 톱 여배우가 출연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여왕의 교실(MBC·2013)’과 ‘수상한 가정부(SBS·2013)’는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한 바 있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일본 특유의 과장되고 기괴한 행동을 하는 캐릭터 등은 일드 리메이크 실패의 공통분모였다. 일본 작품과 지나치게 비슷한 설정 등은 국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다”고 말했다.
4일 첫 방송을 앞둔 미드 리메이크 ‘안투라지’는 원작이 국내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보유한 작품. 톱스타 배우 차영빈(서강준)과 세 친구들 그리고 차영빈 소속사 대표 김은갑(조진웅)를 중심으로 한국 연예계의 속살을 낱낱이 드러내 준다. ‘안투라지’는 연예계의 화려한 모습뿐만 아니라 어두운 그늘과 스타들의 지질한 모습도 낱낱이 보여주고자 사전 취재에 공을 들이는 등 기획 제작 기간만 3년이 걸렸다. 원작 팬들은 리메이크되면서 얼마나 한국화됐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달라지는 것에 대한 반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장영우 피디는 “한국적 색채를 강화하니 원작의 장점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드 ‘안투라지’는 지난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리메이크 된 미드 ‘굿 와이프’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일드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연예계 이야기를 다룬 ‘딴따라(SBS)’가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서는 고전했기 때문에 소재까지 장점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엔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덤이 확실한 작품의 경우 리메이크가 까다롭지만 한국적 정서에 맞게 ‘어떻게’ 만들어지느냐가 성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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