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사과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최순실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로 5일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고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측근들이 연달아 구속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급박함이 작용한 담화문 발표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는 9분 3초간 ‘외로운’, ‘자괴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눈물을 글썽이거나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사과는 첫 번째와 길이나 내용 모두 차이가 있었지만 현장에서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은 두 번 다 마찬가지였다.
짙은 회색 바지 정장에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고 춘추관 회견장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잠을 잘 못 잔 듯 눈이 부어 있었으며 낯빛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최씨 사태로 모든 국정 성과가 부정당하고 있다며 “국정이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된다”고 할 때는 어조가 단호해졌다. 또 마지막에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등 각계와 소통하겠다고 다짐할 때는 조금 진정된 듯 들리기도 했다.
담화문 발표가 끝난 후 박 대통령은 곧바로 퇴장하지 않고 단상을 내려와 기자석으로 다가와 마이크가 없는 상태로 “여러분께도 걱정을 많이 끼쳐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고 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참모진들의 표정도 매우 어두웠다.
한편 행사장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적힌 로고가 붙은 연단이 마련됐다.
[사진 = YTN 화면 캡처]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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