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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영결식서 모인 野, 박 대통령 퇴진 거론

야3 당 지도부 등 60여명 의원과 대선주자들

서울 광화문광장서 열린 백남기 농민 영결식 참석

추미애 대표 "박 대통령 국정서 손 떼라"

안철수 전 대표 "새누리, 국가위기 상황서 대선에 목매"

5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 물대포에 쓰러진 뒤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는 사망 41일만에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야권 주요 인사들이 5일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칼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 60여명과 야권 대선주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대거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추모했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규백 문희상 전해철 박남춘 설훈 이종걸 등 모두 48명의 의원이,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김성식 정동영 이태규 등 13명,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의원이 각각 참석했다. 무소속 김종훈 윤종오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도 참석했다.

이들이 한 데 모인 계기는 백남기 농민의 추모였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을 빚고 있는 정국 탓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추도사를 맡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은 한시바삐 국정에서 손을 떼고 내려와야 한다”며 “계속 국민 뜻을 거역한다면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퇴진운동에 들어갈 것을 이 자리에서 재차 경고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자진 사퇴할 수 없다’고 발언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철회하든 본인이 사퇴하든 해야 한다”며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경투쟁으로 간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대선주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앞서 ‘대통령이 하야하면 문재인, 안철수 두 명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런 국가 위기 상황에서조차 대선에 목매는 모습이 국민께서 실망하는 근본 원인”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백 농민을 언급하며 “무너진 헌법정신과 정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온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영결식 직후 기자들에 “백남기 선생님과 유족께 죄송스럽고, 이 땅의 모든 농민께 죄송스러운 심정”이라고 했다. 다만 김 내정자의 사퇴요구 등 정국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오늘 이 집회에도 경찰은 소방수 사용을 요청해왔지만 불허했다. 경찰의 진압 목적 소방수 사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충남지사는 “박 대통령은 이미 민심의 바다에 탄핵당한 상태로, 국민을 사랑한다면 2선 후퇴하고 의회 지도자와 즉시 상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민심의 바다에 이 정부는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야권 인사들은 ‘백남기 농민 살인정권 퇴진,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이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대부분은 영결식 이후 자리를 떴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등 일부 의원 20여명은 대통령 퇴진 촉구를 요구하는 집회장소로 이동해 촛불을 들었다.

한편 민주당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별도특검과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 철회 및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대통령의 2선 후퇴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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