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조롱거리로 삼으며 남한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서울평화상 수상을 “최순실이 짜준 각본”이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도 ‘최순실의 지령’이라며 남한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북한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지난달 말부터 관영매체와 각종 선전매체를 동원해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남남갈등을 유도해 대북 비난 여론을 누그러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일 논평을 통해 “메르켈 수상이 (서울평화상) 수여식에서 한 발언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최순실의 원고 냄새가 난다”고 꼬집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 청사에서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며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비판한 바 있다.
통신은 이어 “한갖(한갓) 무당에 불과한 최순실이 이미 전에 남조선의 문화계를 좌지우지하고 도이췰란드(독일)에도 마수를 뻗쳤다고 하는데 이번에 도이췰란드 수상에게 상을 수여한 놀음도 최순실이 짜준 각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아냥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식물대통령 처지에 빠졌다”며 비꼬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부패무능으로 초래된 정권 붕괴위기’란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의 초보적 품격과 자질도 없는 무지무능하기 짝이 없는 촌뜨기에 불과하다”며 “현실적으로 괴뢰역도는 대내외정책들을 전부 최순실과 정윤회 같은 추물들에게 의존해 추진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를 극단으로 몰아간 대북심리전방송 재개와 개성공업지구전면중단도 최순실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며 “박근혜는 꼭두각시였고 실질적으로 모든 권력을 틀어쥔 최순실이 남조선의 진짜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대변인 논평까지 실어 “북남관계를 파탄내고 무모한 전쟁까지 하려는 무당정치를 한 자의 마지막은 조용히 뒷방에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심판을 받아 철저히 죗값을 치른 것”이라고 비방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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