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선에서 부인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운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하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부 정·부통령이 탄생했다.
7일(현지시간) 현지 국영 신문인 엘 19에 따르면 니카라과 선거관리위원회는 99.8% 개표 결과, 집권당인 좌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후보로 나선 오르테가 대통령이 7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로써 오르테가 대통령은 통산 4선이자 3선 연임에 성공, 내년 1월부터 향후 5년간 니카라과를 이끌게 됐다.
오르테가는 현 집권당인 FSLN을 이끌던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1990년 재선에 실패한 뒤 1996년과 2001년 대선에도 출마해 낙선했으나 2006년과 2011년에는 연이어 대통령 직을 거머쥐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임기 중 각종 사회보장 정책을 실시하고 친기업 정책을 통해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치안도 개선해 전 국민의 3분의 1이 넘는 빈곤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르테가는 이번 대선에서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여사를 택했다. 시인이자 작가로 정부 대변인 등을 지낸 무리요는 오르테가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동료로 활동하며 각종 사회복지 정책을 입안해 오르테가의 대중적 인기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권은 이번 선거가 오르테가 대통령의 독재 가족 왕조 건설을 위한 희극이라고 비판하며 투표불참 운동을 벌였다. 야권연합인 민주주의 광역전선(FAD) 등은 70%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에 불참했다며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재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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