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물론 전 세계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가리는 투표함의 뚜껑이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각)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퍼스트레이디는 물론 국무장관까지 거치며 워싱턴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역사를 쓸지, 워싱턴 정치를 송두리째 뒤엎겠다고 선언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차기 백악관 주인이 될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오후2시(미국시각 8일 0시) 미 동부 뉴햄프셔주의 산골마을 딕스빌노치 등 세 곳에서 시작된 대선 투표는 지역별 시차로 빠른 곳은 9일 오전8시 투표를 마감하며 오후2시 알래스카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친다. 언론들의 출구조사 결과는 주별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당선인 윤곽은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9일 오전11시를 전후해 드러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클린턴이 유부녀를 유혹했던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스캔들과 세금회피 의혹 등으로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서 앞서나갔지만 대선 11일 전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피력하며 막판 선거판이 흔들려 최종 결과는 안갯속이다. 다만 조기 투표율이 40%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클린턴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에 나선 것으로 집계돼 클린턴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240년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되고 첫 부부 대통령과 민주당 3연속 집권 기록도 세우게 된다. 반면 트럼프가 집권하면 백인중심주의와 고립주의·보호무역 등 그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를 뒤흔들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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