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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국내 대선 영향은] 美처럼 양극화·정치혐오 심화...내년 '한국판 트럼프' 나올까

예상치못한 인물에 민심 쏠려

표퓰리스트 당선 배제 못해

새비전 열망에 유력주자 역풍

내년 대선판 요동칠수도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1년 1개월여 앞둔 국내 19대 대선 역시 ‘대이변’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극화로 분노한 밑바닥 민심이 트럼프에 힘을 몰아준 것처럼 악화된 국내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한국판 트럼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9일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국내 대선 주자들도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지금은 새누리당이 위기 상황이지만 정치 전반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면서 트럼프와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같이 예상치 못한 인물에게 민심이 쏠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미국과 국내의 경제 양극화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양극화에서 소외된 계층에서 집중됐듯이 국내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데 양극화는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는 악화되는데 양극화까지 심해지니 더 나빠지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도 트럼프나 두테르테 같은 포퓰리스트가 당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한 정치 혐오가 기존 정치권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2002년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의 야당 경선 주자 첫 지지율이 2% 정도였지만 폭발적 계기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역사적 고비를 맞으면 국민들이 기성 질서 제도에 실망을 하고 여야 가릴 것 없이 판을 뒤집어보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사람과 비전·가능성을 보고 싶다는 쪽으로 기울면 내년 정치권이 확실히 요동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현재 앞다퉈 상위권 다툼을 하고 있는 유력 대선 주자들이 기존 세력 형성만 가지고는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일부터 지난 4일까지 남녀 유권자 2,5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1.9%포인트)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9%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뒤를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7.1%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10.7% △이재명 성남시장 9.1%순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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