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친구들과 설악산 단풍 구경을 약속한 김 씨(경기도 거주, 58세)는 최근 무릎 통증 때문에 걱정이 많다. 등산을 좋아해 매 년 가을이면 산행을 해왔지만, 올해는 무릎도 아프고 다리 모양도 변형되면서 제대로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얼마 전에 만난 이웃 주민들에게 다리만 보면 할머니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더욱이 최근에 갑자기 찾아온 겨울추위에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진 김 씨. 단풍놀이에 앞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았다. 진단결과, 현재 김 씨의 무릎은 O자형 휜다리 변형이 진행되고 있었고, 안쪽 무릎 연골손상으로 퇴행성관절염도 이미 진행된 상태였다.
O자형 다리변형에 안쪽 무릎 통증 유발 ‘내반슬(內反膝)’, 교정술 통해 무게중심 축 교정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1월은 산행을 즐기는 중·장년층이 많다. 하지만 평소 무릎통증을 느껴왔던 중·장년층은 단풍의 아름다운 향연을 제대로 감상하기조차 힘들다. 김 씨와 같이 50, 60대 중년 여성들은 대다수가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산행이나 오래 걷기 등의 활동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릎통증에 다리 모양까지 ‘O자형’으로 변형되면, 걷거나 활동하는 데 크고 작은 어려움을 느낀다.
양 발을 모으고 똑바로 섰을 때 무릎과 무릎 사이가 약 5cm이상 벌어지고, 안쪽 무릎 통증이 유독 심하다면 ‘내반슬’을 의심할 수 있다. 다리가 휘면 무릎 중앙으로 지나야 할 체중부담이 안쪽으로 치우치면서 안쪽 연골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안쪽 연골로만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실리면, 염증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연골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확대된다. 이 때는 무릎 경골의 근위부를 교정하여 안쪽으로 실리는 체중부담 선을 무릎 중앙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 ‘휜다리 교정술’로 간단한 수술을 통해 휜다리를 반듯하게 교정하여 내측 연골손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정필구 과장은 “50, 60대 중·장년층 여성들은 오랜 가사노동과 좌식생활 등에 의해 다리가 점점 변형되면서 체중부담이 점점 무릎 안쪽으로 쏠리고, 폐경으로 연골이나 주변 뼈가 약해지면서 안쪽 연골손상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안쪽 연골손상이 시작되고 있고 완전히 손상된 상태가 아니라면 경골의 근위부를 교정하여 관절을 바로잡으면 다리변형을 교정할 수 있고, 자기관절을 보다 오랫동안 사용하여 스포츠나 활동에 제약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휜다리교정술 후 관절내시경 치료로 연골손상 회복, 심한 경우 ‘맞춤형 인공관절수술’ 고려
휜다리 교정술은 우선적으로 X-ray(엑스레이)검사 및 MRI(자기공명영상)검사와 정형외과 전문의의 이학적 소견을 통해 정밀진단을 한다. 교정해야 하는 각도를 정밀하게 계산하고, 안쪽으로 기울어진 다리 모양을 바르게 교정한다. 고관절부터 무릎 중앙, 발목 중앙까지 이르는 무게중심 축을 반듯하게 교정하면 손상된 안쪽 연골을 다듬고 회복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연골을 다듬고 회복하는 치료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이루어진다.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안쪽 연골의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면서 동시에 다듬고 회복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휜다리 교정술과 관절내시경 치료를 함께 진행하면, 다리교정과 연골손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만약 다리 변형정도가 심하고 심한 연골 손상이 진행됐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3D프린터로 무릎 모형을 그대로 만들고, 맞춤형 수술도구까지 출력해 인공관절 수술에 이용하면서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이거나 고혈압, 당뇨, 내과질환 등 합병증 부담이 있는 환자도 안정적으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정필구 과장은 “휜다리 교정술과 관절내시경 치료는 관절 전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경골의 근위부를 바로잡고 손상된 안쪽 연골부위를 다듬고 회복시키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추가로 O자형 다리 변형이 심하고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무릎 통증은 최근 3D 시뮬레이션 기술과 3D 프린터 등 첨단 기법을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로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