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청약을 받은 대우건설의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는 1순위 접수에서 357가구 모집에 6,757명이 몰려 평균 18.9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지난 4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도 주말 사흘 동안 2만5,000여명이 다녀가면서 흥행 조짐을 보였지만 올해 용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정부가 발표한 11·3 대책에서 용인 지역이 제외되면서 오히려 투자 및 내 집 마련 수요가 용인 지역 분양 아파트에 몰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인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과천시와 고양시, 남양주시, 하남시, 성남시, 동탄2신도시가 11·3대책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용인과 의정부 등 조정대상 지역 인접한 곳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앞으로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강화
수도권 분양일정 잇단 연기
강남4구 전매금지 직격탄에
재개발 시장 반사이익 누려
◇서울 비강남 재개발 지역 관심=조정대상 지역 인접지역의 청약 열기가 높아지는 것은 수요자들이 11·3 대책과 정부의 중도금 집단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1월 분양예정인 수도권 아파트는 23개 단지 1만8,453가구로 일주일 사이 12개 단지 6,189가구가 분양을 내달 혹은 내년으로 미뤘다. 서울에서는 10개 단지 4,491가구, 경기도에서도 2개 단지 1,698가구가 분양일정을 연기했다. 게다가 청약 열풍이 불어닥친 조정대상 지역과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은 전혀 상관없는 지역보다 투자성이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수요를 몰리게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서울에서는 서울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한해 시장을 이끌어 왔던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는 전매 자체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지역 외에도 서울은 최대 1년 6개월 간 전매가 금지됐지만,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보다는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연말까지 분양이 예정된 서울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는 총 3,440가구에 달한다. 가장 주목받는 아파트 단지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GS건설의 ‘신촌 그랑자이’, 롯데건설의 ‘경희궁 롯데캐슬’,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등이다.
‘신촌 그랑자이’는 59~112㎡(전용면적 기준) 1,248가구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도 적지 않아 492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는 59~114㎡, 총 1,531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655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정부에도 재건축 규제가 쏟아졌지만, 마포구·성동구 등 재개발 추진 지역들은 활발하게 움직였다”면서 “재건축 시장을 옥죌수록 재개발 시장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촌 그랑자이’ 등 흥행조짐
의왕시·광명·군포 등 집값↑
용인 보라동 일대 눈에 띄어
“역세권 중소형 청약 바람직”
◇용인·의정부·의왕 등 조정대상 지역 인근 주목=경기도에서는 과천시와 고양시, 남양주시, 하남시, 성남시, 동탄2신도시 등 조정대상 지역 인근 지역 중에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을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성남시와 동탄2신도시 가운데 위치한 용인시와 과천시와 연접한 안양·군포시 올 상반기 분양 시장이 뜨거웠던 광명·시흥시 등이 후보지다.
실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은 조정 대상 지역보다는 덜하지만 나름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왔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의왕시는 지난해말 대비 올해 집값(10월 말 기준)이 3.03% 상승했으며 광명(2.81%), 군포(1.87%), 시흥(2.44%), 의정부(2.53%) 등도 2%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천(4.65%)을 제외한 성남(2.22%), 고양(2.20%) 등 조정 대상 지역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올 들어 주춤했던 용인 역시 지난달 0.2% 상승하는 등 시장이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의 성공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용인에서는 ‘용인 보라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가 눈에 띈다. 용인 보라동 일대에서는 10여년 만에 첫 신규분양 아파트로 3.3㎡당 900만원대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 1층, 지상 15~29층, 11개 동 규모로 74~84㎡ 총 970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GS건설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동천파크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4층, 지상 19~22층 6개 동 61㎡형 아파트 388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의정부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1,773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추동파크’를 분양한다. 지난 달 분양해 성공적으로 청약이 마무리된 ‘e편한세상 추동공원’에 뒤이어 분양하는 아파트라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외에도 호반건설의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대우건설의 경기도 의왕시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 등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조정지역에서 제외됐다고 막연히 풍선효과를 기대하고 묻지마 청약을 해서는 안 된다”며 “1순위 마감이 예상되는 단지 중 실수요층이 두터운 역세권 중소형 단지에 선별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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