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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생큐 트럼프"...'1조달러 뉴딜' 훈풍 타고 美 건설株 수직상승

에이컴·제이콥 등 당선발표 후 10%이상 치솟아

구리 등 건설관련 원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

"급조된 계획...재정여력 없어" 반신반의 분위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조 달러(1,162조 8,000억 원)의 통 큰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건설관련 주식들이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판 뉴딜정책에 미국에서 정부가 발주하는 공항, 다리, 터널 등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건설회사 주식이 오르는 것은 물론 구리 등 관련 원자재 상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정부 재정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처럼 대규모 건설투자가 가능할지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발표한 대통령 수락연설에서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도시의 내부를 정비하고 고속도로, 다리, 터널, 공항, 학교, 공항를 다시 짓겠다”며 “미국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일자리 수백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수락 연설에서 대선 경선 기간 동안 강조해온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그의 임기 초반부터 미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판 뉴딜정책의 발표에 미국 건설사들은 호재를 맞았다. 뉴욕증시(NYSE)에서 미국 선두 건설사인 에이컴의 주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9일 12.59% 급등했고 다음날이 10일에도 2.64% 올랐다. 에이컴의 업계 최대 라이벌인 제이콥 엔지니어링 그룹의 주가도 9일 9.84%, 10일 1.78% 상승했다. 건설사뿐만 아니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콘크리트, 모래 등 관련 자재 공급회사들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NYSE에서 미국 선두권 건설자재 회사인 벌칸 머티리얼스와 마틴 메리타 머티리얼스의 주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모두 10% 이상 올랐다. WSJ는 이 회사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트럼프 효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효과는 건설회사 주식뿐만 아니라 원자재 시장에서 관련 상품들의 가격 상승도 이끌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9일과 다음날인 10일 이틀 동안 약 8%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특히 10일에는 구리 가격이 톤당 5,585.50 달러를 기록해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SJ는 구리 가격이 보통 다른 원자재들의 가격 상승에 앞서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철강, 시멘트 등 다른 원자재들도 상품시장에서 조만간 가격 급등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트럼프 발 건설 호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광산업체 베단타리소시스의 톰 알바니즈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건 건설 및 인프라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것 뿐이다”며 “시장은 당분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통신과 인터뷰한 세큐러 인베스터의 니코 팬테리스 리서치 부문 대표도 “투자자들이 트럼프 정부에서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건설 관련 주요 광물 가격은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이 급조됐다며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8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2,750억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하자 당시 트럼프는 “나는 무조건 힐러리보다 2배를 하겠다”면서 5,000억달러 인프라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말에는 인프라 투자 규모를 5,000억달러 늘려 1조달러로 하겠다고 최종 공표했다. 트럼프는 세제혜택을 통해 민간기업이 인프라 투자에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세제 혜택만을 바라보고 인프라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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