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것은 약 200만 명, 심지어 300만 명에 달할 수도 있는 범죄자, 범죄기록 보유자, 마약 거래상들을 이 나라에서 내쫓거나 감옥에 보낼 것”이라며 “미국에 불법적으로 와 있는 이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불법이민자가 미국에 유입되지 않도록 국경통제 강화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경을 안전하게 하고 모든 게 정상화된 다음에 누가 (미국에 잔류해도 괜찮은) 훌륭한 사람들인지 결정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 전에 중요한 것은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반 이민 정책으로 현지 한인 사회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은 물론 영주권 및 취업비자 발행 요건도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따라 대선 직후 현지 한인 단체 40여곳은 이를 ‘비상사태’ 로 규정하고 서류가 미비한 청소년·대학생 등이 마구잡이로 강제추방 당하지 않게 힘을 쏟기로 했다. 미국내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약 220만명으로, 이중 불법 체류자는 15만~2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방침이 당초 대선 후보 시절 1,100여만 명에 이르는 모든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숫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대상도 ‘불법체류자’에서 ‘범죄와 관련된 불법체류자’로 축소돼 정책이 다소 완화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반이민’이 트럼프 정부의 핵심 정책공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법체류자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입장이 이전 정부보다 훨씬 강경해 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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