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년 만에 리츠(REITs) 상장이 재개되는 등 리츠 공모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리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자본시장을 관할하는 금융당국 간에는 리츠에 대한 인식에 여전히 온도 차가 존재하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부동산 산업의 날’ 행사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났다.
이달 말 이랜드 뉴코아 매장을 자산으로 담은 ‘E리츠코크렙’ 상장심사를 신청할 예정인 코람코자산신탁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열린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서 “거래소의 상장 규정에 따르면 운용 기한이 정해진 리츠는 질적 심사를 생략하지만 영속형 리츠는 질적 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그간 국내 리츠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소규모 단기 운용 형태를 개선하겠다는 국토부의 입장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국내 리츠는 대부분 한 개 자산만 편입한 ‘일물일사’ 형태로 평균 운용 기간이 5~6년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반면 호주·싱가포르 등 리츠가 발달한 국가에서는 영속형 리츠가 대부분이다.
리츠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영속형 리츠 상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토부 역시 영속형 리츠 상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금융당국에서는 보다 까다로운 심사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장은 “영속형 리츠에 대해 질적 심사를 하는 것은 지배구조의 계속성을 보기 위함이며 심사가 까다롭지 않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츠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적지 않다. 실제 2014년 ‘아벤트리리츠’의 경우 양적 심사 조건을 통과하고도 질적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상장이 좌절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내년 초 상장이 예상되는 E리츠코크렙의 총자산 규모는 6,000억원 초반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편입돼 있는 뉴코아아울렛 야탑·일산·평촌점 외에 서울과 지방 광역시에 위치한 뉴코아 매장 임차권을 추가 편입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를 감안한 신주 발행 규모는 8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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