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은 지난해 보다 어려웠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부터 통합 형태로 출제된 문제들은 지문의 길이가 예년 보다 길었고, 신유형 문제들도 다수 출제됐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국어교사는 17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수능 언어영역 브리핑에서 “제시된 지문의 양인 2,000~2,600자로 예년에 비해 길어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읽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기존에 제시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2~3문제 출제돼 수험생들이 낯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사는 “이번 수험생들은 2009개정교과서가 적용된 첫 세대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시험의 형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근 SNS를 많이 사용해 긴 글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지만,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긴 문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올해 6월과 9월에 치러졌던 모의평가 수준으로 분석했다. 두 시험에서 만점자가 전체 지원자의 0.1% 수준으로 수험생들이 상당히 어려워했으며 국어가 2017학년도 수능에서 변별력을 가를 과목으로 지목되어 왔다. 김 교사는 “정답자가 전체 수험생의 20%~30% 정도인 최고 난이도 문항은 없었지만 독서영역을 중심으로 고난이도 문제가 상당수 출제되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국어교사는 “학생들은 시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많은데 EBS에 등장하지 않는 김수영 시인의 시가 출제됐다”고 전했다. 특히 두 철학자의 핵심차이를 묻는 16번 문제의 경우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풀기 어려웠던 문제로 지목됐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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