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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동석X최민호 ‘두 남자’, 상처는 되물림된다...치열하고 처절하게

인생 밑바닥에서 만난 두 남자의 가장 치열하고 처절한 싸움을 그린 영화 ‘두 남자’는 기대 이상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브로맨스 가득한 남자 대 남자의 대결이라고 예상했다면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두 남자의 처절한 싸움에 섬뜩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범죄 액션 느와르 장르 영화로 알고 왔다면, 또 다른 컬러와 결에 자꾸 눈길이 갈 것이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이성태 감독의 ‘두 남자’는 가출팸의 리더로 하룻밤 잘 곳 조차 없는 ‘진일’(최민호 분)과 미성년자를 도우미로 고용하며 불법 노래방을 운영하지만 가족에게만은 따뜻한 ‘형석’(마동석 분)이 더 이상 갈 곳 없는, 인생 막다른 곳에서 만나 벌이는 치열한 싸움을 그린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우리 현실 사회에 있을 법한, 아주 사실적 인물들이다. 노래방 악덕업주 남자, 18살 가출팸 리더 , 숙박비 마련을 위해 조건사기를 치기로 마음먹은 가출팸 소녀, 가출한 미성년자들을 극악무도하게 괴롭히는 금수저 또라이가 바로 그들이다.

작품은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삼십대 형석과 십대 진일 이 두남자의 심리에 집중했다. 세상의 잣대로 봤을 땐 ‘나쁜 놈’의 정석인 그들이지만 한 남자는 딸에게만은 가장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이고, 또 한 남자는 친구에게는 의리파이자 사랑하는 여자친구 ‘가영’(정다은 분)에게는 둘도 없는 순정남이다.

영화는 두 남자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서로를 착취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가족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내몰려 길거리 인생을 살고 있는 십대 진일의 모습은 어떻게든 가족은 지키고 싶은 삼십대 형석의 과거 모습과 오버랩 된다. 서로에게 거울과 같은 존재이지만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이 역시 바로 ‘두 남자’ 이다.

‘두 남자’의 상처는 그렇게 치열하고 처절하게 되물림 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포스터에 새겨진 ‘누가 더 나쁜 놈인가’ 란 문구를 그냥 넘길 수 없다. 차가운 세상이 내친 이 두 남자의 마지막 선택은 어떻게 될까.

서로를 착취하고 괴롭히며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과 너무나 닮은 ‘두 남자’는 피 흘리고 어퍼컷을 날린다. 어떻게든 살고자 몸부림 치는 그들이기에 쉽사리 말릴 수도 없다.



여기에 새로운 국면을 안겨주는 금수저 ‘성훈’(김재영 배우)의 등장은 마지막 남은 팽팽한 생명의 끈을 잡고 조정하듯 극의 긴장감을 한 층 더 끌어 올린다.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두 남자’ 영화에 제대로 생명을 불어넣은 마동석, 최민호의 연기 앙상블이 압권이다. 악덕업주 ‘형석’으로 분해 거친 상 남자의 처절한 모습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다 녹여낸 마동석은 ‘부산행’에 이어 다시 한번 부정 넘치는 아버지 모습으로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다.

그룹 ‘샤이니’의 멤버인 최민호 배우의 발견도 이 영화의 수확이다. 영화 ‘계춘할망’이 배우로서 신고식이었다면, 이번엔 제대로 판을 깔았다. 그것도 야무지고 단단한 판을. 팬들만이 아닌 많은 관객들이 최민호의 차기 영화에 기대감을 갖게 되리라는 것 역시 예감 할 수 있었다.

‘모델 김재영’이란 타이틀을 벗어던진 절대 악 김재영의 존재감도 뇌리에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광기’가 영화가 품은 에너지에 한 몫 톡톡히 한다.

‘두 남자’는 결국 화해하지 못하는 두 세대의 이야기이자, 잘못 된 길로 가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네 사회를 비추는 아픈 거울 같은 영화이다.

한편, 이성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두 남자’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관객에 첫 선을 보였다. 특히, 300여 편의 출품작 중 가장 빠른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오는 30일 개봉.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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