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22일 이화여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화여대 학생들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9시에 검찰이 들이닥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힌 한 학생은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괜히 주변을 의식하게 돼 과잠(학교와 전공이 표시된 점퍼)을 입고 다니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김선희(28)씨는 “모교가 이렇게 뉴스에 오르는 게 보기 불편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말처럼 내가 이러려고 학교를 다녔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2일 오전 9시부터 이화여대 사무실 20여곳과 관련자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화여대 총장 집무실과 입학처 사무실·입시 관련 교수 연구실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로 사퇴한 최경희 전 총장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정씨의 입학 당시인 2015년 입시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는 입학자격 미달인 정씨를 부정입학 시켜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통해 의혹 일부를 사실로 확인하고 관련 교수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화여대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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