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인한 기업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구글이 3,000명이 근무하는 영국 런던본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데 이어 페이스북이 내년 영국 본부를 신설하고 고용인원도 1,0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이런 감세정책 덕분이다.
미국도 큰 폭의 법인세 인하가 예정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이 현행 35%인 법인세를 15%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 설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가재정 문제로 100% 현실화가 어렵더라도 공식 취임 이후 과감한 법인세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영국이 서로 뒤질세라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걱정스럽게도 한국은 오히려 역주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국회 예산심사에서 법인세 인상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될 경우 본회의 통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들 사이에서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며 투자와 고용을 늘리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오히려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기업에 떠안기는 준조세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에 앞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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